팔라딘의 맹세와 계명
책 내용
[이 낡고 닳은 서책은, 저자의 충직함을 드러내는 듯 육중한 필체로 쓰여 있습니다.]
그대는 맹세했다, 팔라딘이여. 그대의 신조를 어느 때에나, 무슨 일이 있어도 준수하기로 약조한 것이다. 무거운 운명이나, 길을 잃고 더 없는 탐욕에 사로잡힌 존재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그 운명을 그대의 고단한 어깨로 반드시 짊어져야 할 것이다. 그대의 신조를 기억하라, 팔라딘이여. 그대의 소명을 기억하라. 그대의 맹세를 기억하라.
선조의 맹세
아침 이슬이 잎 날에 매달려 있다. 새가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지저귄다. 여명의 반짝임이 부서지는 파도를 따라 느긋하게 길어진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 그리고 이것을 지키는 것이 그대의 완벽한 사명이다. 실존의 기쁨, 만물에 내리는 창조의 영광을 가슴 깊이 새길 일이다. 그 마음을 절대로 잃지 말라, 팔라딘이여. 절대로 빼앗겨서는 안되느니라.
헌신의 맹세
불운한 자의 뺨을 감싸 흐르는 고통의 눈물을 훔쳐주어라. 그들을 감싸 안고, 위안의 말을 속삭이며, 그들의 괴롭히는 자 앞에 굳건히 맞서라. 팔라딘이여, 약한 자가 강함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충절의 모범과 강인함의 표상을 목도해야 하느니, 그 존재가 바로 그대이니라.
복수의 맹세
사악한 자, 배신하는 자, 맹세를 모르는 악한, 이러한 자들이 세상 곳곳에 암약하며 약한 자들을 먹이로 삼고 세상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뒤틀고 있다. 그대는 그들의 심장에 칼을 찔러 넣어 뒤틀어야 한다. 하나도 남김없이 처단하라. 자비를 보이지 말라, 팔라딘이여. 악한 자들은 쉬지 않으니, 그대의 분노 또한 쉼이 없어야 하리라.